암완치사례

위암환자 달리기 운동으로 암완치(20년째 생존)

자연산약초 2021. 9. 8. 06:12

 

 

 

 

위암환자 달리기 운동으로 암완치

 

 

 

 

 

월남전 백마부대 28연대 소총수 출신 박영모(대구61세)씨.

 

1971년 생사를 넘나들던 공포의 공간인 정글 수색작전에 투입되었다.

 

헬리콥터에서 랜딩 중 전우가 부비트랩(지뢰)을 밟아 눈앞에서 절명했다.

 

 

눈도 못 감고 운명한 그의 눈을 박씨 손으로 감겨줬다.

 

죽음의 덫들이 도처에 널려 있었으며 죽음이 늘 그와 동행했다.

 


월남전은 생과 사는 불이(不二)이라는 깨우침을 그에게 남겼다.

 

전역 후 찾아온 고혈압, 당뇨, 신경쇠약 등 고엽제 후유증은 덤이었다.

 

이 비극의 씨앗들은 박씨를 죽음의 전령이라는 암으로 몰고 갔다.

 

1986년 8월 며칠째 계속되던 복통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장세척 정도 하나보다 하고 잠시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어느새 암 환자가 되어 있었다.

 

 

 

 


아버지, 동생도 위암 선고

 


박씨의 선친도 위암으로 쓰러졌다.

 

그의 동생도 최근 위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그의 암 진단은 불운한 가족력과 고엽제 후유증의 합작 결과였다.



"40세 한창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는데 눈앞이 깜깜 했습니다.

 

저도 어려서 선친을 여의고 힘들게 살아왔는데

 

그 가난과 고통을 어린 두 딸에게 대물림한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죠."

 


위암 2기, 위의 75% 절제. 다행이 암 종양은 위에서만 발견되었다.

 

의사는 위암은 재발이 잘되니 특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나를 살린 복식호흡, 조깅

 


회복실에 있을 때 '암세포는 산소를 싫어한다'라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이 말은 그대로 박씨의 뇌리에 꽂혔고 투병의 제1지침이 되었다.

 


"산소를 내 몸 안에? 제일 먼저 복식호흡이 생각나더군요.

 

수술붕대를 풀면서 시작한 호흡이 5년 동안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되었죠."

 

 

퇴원 후에는 조깅을 시작했다.

 

달리기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 중의 하나이기 때문.

 


"처음엔 수술 부위를 움켜쥐고 살살 걸었죠.

 

얼마 후엔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한 달 후부터는 뛰었습니다.

 

하루 10km씩 꼬박 5년을 달렸습니다."

 



박씨가 호흡을 통해 들이마신 산소는 5년 동안 약 100만ℓ,

 

조깅으로 달린 거리는1만6천km(4만 리).

 

이 것들이 박씨가 20년 동안 생존하는데 훌륭한 자양분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위암 환자의 소중한 지침 절제

 


위의 대부분을 잘라낸 위암환자에게 '절제'처럼 소중한 덕목도 없다.

 

수술 후 위암환자에게 식욕의 조절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이다.

 

박씨도 식사조절에 큰 고통을 겪었다.

 


"수술 후 입맛이 당기기 시작하는 데 먹는 양은 제한 되어있고,

 

그 허전함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식탐에 이끌려 몇 g만 더 먹어도 수술한 자리가 터져 나갈 듯 아파 오지요."

 

 


같은 방에 있던 한 환자는 '식욕과 소화력의 언밸런스(unbalance)'를

 

극복하지 못하고 과식하다가 꿰맨 자리가 터져 후유증으로 세상을 뜨기도 했다.

 

 

 

 


 계속되고 있는 고엽제 후유증

 

 


고엽제 망령은 아직도 박씨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작년엔 당뇨병이 심해져 45일간 입원했다.

 

최근에 눈에 띄게 기력이 약해진 걸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최근까지 당당히 현역으로 가위(이발사)를 잡았다.

 

요즘 부쩍 고엽제 후유증이 박씨를 옥죄어 오지만 그는 눈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20년 동안 암도

 

저를 어떻게 하지 못했는데 당뇨병, 고혈압에 굴복하

 

제 몸 속에 암세포가 너무 억울해하지 않겠습니까?"

 

 


암에 걸리고도 20년을 살았으니 지금까지의 삶에 박씨는 여한도 없다.

 

다만 십 수년을 말없이 간병해온 아내와, 아빠의 투병을

 

마음 졸이면서 지켜 본 두 딸에게 연민만 자꾸 커져갈 뿐이다.

 

 

 

※ 저희 대구 매일신문사에서는 암투병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암 진단 후 5년 이상 되신 분으로 현재 건강에 크게 이상이 없으신 분,

자신의 투병사례를 다른 환자들에게 알려 용기와 희망을 주기를 희망하시는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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