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글씨
중세 시대에 간통을 한 여자의 이마에 새겨지는 표시
소설로 쓰이고 영화로도 만들어진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주홍 글씨가 새겨진 그 여인은 평생 그 흔적을 지우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아가면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녀가 낳은 아이의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교회 신부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을 사람 남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바람둥이라는 사실이다.
더욱이 교활하고 사악한 본성까지 있는 자들이다 .
자신들이 온갖 못된 짓을 하면서도 정작 어여쁜 여인이 바람을 피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를 마녀로 공격한다.
자신이 탐하지 못한 여인에 대한 감정이 질투와 미움의 대상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죽을 때까지 고통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악마 짓을 하는 인간들은 자신들의 사악한 모습을 끝까지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요즘 내 자신이 주홍 글씨를 새긴 여인과 같은 심정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원하지 않던 인연으로 인해 내 삶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
끝 없는 고통 속에서 발버둥 치면서 소리를 질렀지만 벗어날 수가 없었다.
간신히 간신히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났는데 이제는 내 이마에 주홍 글씨가 새겨진 것이다.
내가 손만 들어도 반갑다는 말만 해도 언제 한번 보자고 인사치레를 하고 미소만 지어도
내 모든 행동이 악마의 몸짓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이다 .
물론 이런 나에 대해 속속들이 너무도 잘 아는 오래된 친구들은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지만
나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소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 삶의 모든 족적을 다 밝힐 수는 없다.
그러나 나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이 글을 읽는다면 고개를 끄적이며 미소를 띄우겠지.
이 세상은 진리가 변하지 않는다.
들보를 가진 인간들이 남의 눈에 티를 보고 비난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웃기는 짬뽕이라고 하는 것이다.
자신은 인간이 아닌 신이라도 되는냥 깨끗한 척하는 그 모습이 너무도 역겨운 일이 아닌가.
그냥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자 내 자신이 짐승보다 결단코 나은 것은 없으니까.
짐승들은 미움과시기 질투 교활 사악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단지 배가 고파서 싸우기는 하지만.
잊지 마라.
명심하라.
당신이 존경하는 당신의 아버지도 기껏해야 그냥 침 흘리고 살아가는 남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냥 웃으면서 살다가자 세월이 가면 그대의 뼛가루와 그대에 대한 가여운 이야기만 남을 뿐이니까.
'김형희 인생컬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먹이사슬 (0) | 2021.11.09 |
---|---|
다다익선, 망매지갈 (0) | 2021.10.09 |
타인에게 신뢰받는 사람이 된다는 것 (0) | 2021.10.09 |
가을연가 (0) | 2019.10.11 |
[스크랩] 생명-- 김형희 인생컬럼 (0) | 2018.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