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릅나무는 아름다운 나무다. 수형(樹形)이 퍽 단정하고 아름답다. 곧게 자란 원줄기에 많은 가지가 사방으로 고르게 뻗어 우아하면서도 위엄이 넘친다. 산속이나 들 한가운데서 간혹 잘 자란 느릅나무와 마주치면 그 독특한 껍질과 시원스럽게 뻗은 줄기, 그리고 기운이 넘치는 자태에 나는 깊은 감동을 받는다. 한참 동안 걸음을 멈추고 서서 나무를 올려다보면서 ‘야 멋있는 나무다’ 하고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 선조들은 느릅나무를 사랑하여 마을 들목이나 길가에 심고 정자나무(亭子木)로 삼아 극진하게 보호하였다. 느릅나무 그늘 아래서 따가운 여름 볕을 피하기도 하고, 모여서 정담(情談)을 나누기도 하고, 바둑이나 장기, 그네뛰기나 꽹과리를 치는 놀이판을 벌이기도 했다. 정자나무 아래는 마을 사람들의 놀이터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