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말아요..
어릴 때 나는 나이드신 분들을 보면 얼굴 속에 슬픔이 가득 들어차 있다고 생각을 하였었다. 마치 금방이라도 쏟아져 나오려는 눈물을 얼굴에 하나가득 담고 있는 것이라고 느꼈었다. 술에 취하여 광기를 부리며 소리를 치고 호탕하게 웃는 얼굴일지언정, 그것이 슬픈광대의 몸짓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분들의 얼굴에 가득찬 슬픔이 그렇치만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먼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었다. 그런데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어릴 때 보았던 나이드신 분들의 슬픈 얼굴이 이제는 내 이야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머님의 생신날 많은 친척들이 모여 앉았다. 그런데 어린 아이들을 제외한 나이드신 분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아픔과 슬픔이 가득 들어차 있는 듯 느껴졌다. 그 분들을 바라보는 내 얼굴도 별반 다를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에서 내려 손을 흔들며 되돌아 서는 외삼촌의 얼굴이 너무도 슬퍼 보였다. 과연 우리가 몇번이나 더 만날 수 있고 몇번이나 더 얼굴을 볼 수 있을까 ...
한 분 두분 세상을 떠나 가시고, 이제 남아 계신 분들도 먼저 가신님들을 따라 가야 한다. 함께 하던 분들이 사라지니, 적막감은 더하고,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닌 표정으로 나타나는 것인가 보다..
나이가 들게 되면 추억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추억을 먹고 살다보니 언제나 그리움이 가득 들어 차고 얼굴에는 그리움만 쌓이는 것이리라.. 그리고 얼굴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눈물덩어리가 하나가득 들어차게 된 것이리라...
떠난자와 남은자 누가 더 행복한 것인가?....
인생은 슬프다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느끼나 보다....그리하여 추억속의 것들을 좋아하고 추억속의 맛을 즐겨 맛보려는 가보다...
슬픔을 느낄 수없는 바보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아닐까?... 아니다. 찾아온 슬픔을 아름다운 추억여행의 한토막으로 여기고 받아 들여 아름다운 추억의 인생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보다는 나으리라..
슬픔을 승화 시켜 아름다운 슬픔으로 만드는 예술적 재능을 발휘 하도록 죽음을 찬미하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국민학교 시절.....예방 주사를 맞지 않겠다고 계속 뒤로 물러서고 숨어들던 친구가 마지막 고통을 받았던 것처럼..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말고, 가장 먼저 맞고 행복에 겨워 자랑 스러워 하던 모습을 되찮아야 한다..
오늘도 바람에 먼지가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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